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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취재파일 4321 - 개구리소년 20년

작 성 자

 관리자

조 회 수

61

작 성 일

201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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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 26일 오전 8시 실종. 수색 동원 인원 30만 명. 수색기간 10년 8개월. 2002년 9월 유골로 발견. 이른바 개구리 소년 사건이 만 20년 만에 영화화되면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까지 끝난 상황. 영화와 함께 아동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영화 '아이들' 관객 : "살아 있다면 저보다 오빠들이니까 안타깝고.. (지금) 서명하잖아요. 공소시효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른바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 일어난 지 어제로 만 20년 됐습니다. 누가 왜 소년들을 죽였는지 아직도 밝혀 지지 않으면서 가족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고 있는데요. 이 같은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사설 탐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개구리 소년 사건이 남긴 의미와 과제를 살펴봤습니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 야산. 낙엽 쌓인 겨울산을 10여 분 오르자 다섯 소년이 유골로 발견된 곳이 나옵니다. 흔적이라고는 위치를 표시한 징과 헤어진 경찰 통제선뿐입니다.

<인터뷰>박건서(고 박찬인군 아버지) : "줄을 저쪽에서 이쪽으로 전부 쳐놓은 자리가 애들 유골 나온 자리죠. 징 박아 놓은 자리죠."

<인터뷰>우종우(고 우철원군 아버지) : "참 어떤 모습인지 몰라도 만나리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죠."

<녹취>"시신이 안 나왔으면 기대할 수 밖에 없죠"

<녹취>"그런데 11년 지나 여기서 (시신으로) 나타났다고 하니까 이제 눈 앞이 캄캄한거야"

실종된 날과 유골이 발견된 날 이곳에서 두번 추모제를 지냅니다. 당시 다섯 소년들을 함께 집 근처 강에 뿌려줬습니다.

<인터뷰>"같이 놀고 같이 하라고.. 어차피 친구 돼서 그렇게 됐으니 죽었어도 친구 돼서 살으라고 (강에) 뿌려줬다고요."

말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아이들.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그 진실을 밝히고 싶을뿐입니다.

<인터뷰>"저희들은 20년 전이나 20년 후나 자식 생각하는 건 똑같은데 처음이 있었으면 끝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애는 없어지고 참 주검이 현장에 나타났는데 결과 보기도 전에 공소시효 만료가 돼 버리고..."

고 박찬인 군의 아버지 박건서씨. 기초 수급 대상자로 허름한 월세방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20년전 섬유공장을 하며 남 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찬인이를 찾아 다니느라 생계를 돌볼 틈이 없었습니다.

<인터뷰>박건서(고 박찬인군 아버지) : "공장 안에 붙어 일 할 사람이 바깥에 돌아 다니는데 그래 공장 누가 돌리겠습니까. 남을 넣어놔도 내가 하는 거랑은 틀리거든요. 내가 할 일이 있고 일 하는 사람은 일 하는 게 따로 있지."

그나마 위안은 찬인이가 죽은 후 동생을 하나 얻었다는 것입니다. 가족사진속에는 찬인이가 합성돼 여전히 부모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찬인이를) 여기에 한번 넣어봅시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진 가지고가더니 이렇게 합성해 왔더라고요. 만들어 와서 이렇게 보니까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더 잘 보이고 사진 구도도 맞고 훨씬 더 좋더라니까."

유골 발견 당시 저체온증에 의한 자연사라는 추정도 나왔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평소 뛰놀던 뒷산에서 길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유골을 감정한 법의학팀은 타살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 판단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입니다.

<인터뷰>"단면이 있죠 여기, 이게 갑자기 눈에 들어왔어요. 이게 너무나 칼로 뚫었단 거죠. 이렇다면 이건 자연계의 물질은 아니다. 동물의 이빨, 발톱이나 이런 것도 아니고 낫이나.. 보면 일상생활에 있는 건 아니란 거죠. 칼날이나 뭐 끌 같은 거라야 가능하다."

개구리 소년 관할 경찰서는 아직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경찰 : "첩보라든지 이런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수사할 것이고 현재도 수사전담반 체제가 있어서 수사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개구리 소년의 경우 범인이 잡히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공소시효는 2006년으로 끝났습니다. 사실상 수사를 해야 할 의무나 범인을 찾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없어진 셈입니다.

지난 1995년 조병세씨는 서울 구로동 집 앞에서 당시 6살 난 딸 하늘 양을 잃어버렸습니다. 누군가 하늘이를 차에 태우고 갔다는 목격담만 남았을 뿐입니다.

<인터뷰>"여기가 다 주택지였는데 저희들이 이제 살던 곳이 저기고 아이를 잃어버린 곳이 바로 인근이죠."

하늘이를 찾아 헤맨 지 16년. 개구리 소년들처럼 사실상 공소시효는 끝났습니다. 공소시효가 끝난 것도 문제지만 부모는 경찰들이 더 열심히 수사하지 않는다며 불만입니다.

<인터뷰>조병세(실종 조하늘양 아버지) : "마음이 답답하니까 제 자신이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안 되니까 또 경찰한테 가면 이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흥신소 같은 데로 간단 말입니다. 결국은 실종된 그 부모들이 아주 진짜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거예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린이 흉악범과 관련된 범죄는 아예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조병세(실종 조하늘양 아버지) : "아이들 같은 경우 이런 경우는 공소시효 자체가 아예 폐지가 돼서 이 다음에 20년,30년이 됐든 무려 40,50년이 지나서도 그때 가서도 범인을 잡아야 된다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경종을 울려줘야지 두번 다시는 이땅에서 그 어린 아이들의 인권유린도 안되고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것도 갖고..."

개구리 소년 사건처럼 영구미제에 남은 사건을 다룬 영화들입니다.

<녹취>이형호 군 유괴범(실제 목소리) : "제가 데리고 있다고요. 하하하. 형호 죽기를 바라죠? 오늘이 마지막인 줄 아십시요."

당시 영화개봉과 함께 여론이 들끓으면서 지난 2007년 살인에 대한 공소시효는 15년에서 25년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2007년 이전 사건은 여전히 공소시효가 15년.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미국과 일본 등은 살인죄 등 흉악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32년 만에 미국판 개구리 소년의 범인을 검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78년 여름밤 미국 뉴저지에서 10대 소년 5명이 돌연 실종됐습니다. 실종 직후 미국 전역을 뒤졌지만 아이들을 찾지 못하다가 미국 검찰은 32년이 지난 지난해 2명의 용의자를 체포해 법정에 세웠습니다.

<인터뷰>로버트 로리노(엑세스 카운티 검찰) : "두명 모두 살인과 방화 등 5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이 집에 불을 질렀고 소년은 그때 숨졌습니다."

공소시효를 두는 이유는 장기간 수사로 인한 경찰력의 낭비를 막고 공소시효 기간 동안 범인들이 이 기간동안 충분한 고통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의미가 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인터뷰>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지금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그 당시와 비교해서 굉장히 수사 기법도 다양하게 발전했고 특히 과학기술을 이용한 그런 수사기법이 굉장히 늘어나면서 이전에 시간적인 한계라고 생각했던 그런부분들이 많이 극복하게 된 것이 현실입니다"

<녹취>"사람이 차에 치었는데 바닥에서 자기의 발바닥이 뜬다 할 경우에는 몇 킬로? 최소한 70킬로 이상. 그렇죠."

<녹취>"강도가 들어왔을 경우에 찍힌 CCTV영상을 보고 이 범인이 키가 얼마며 그 다음에 자기 몸 사이즈에서 체중은 얼마나 나갈 것이고 또 들고 있는 흉기가.."

과학 수사 기법 강의가 한창입니다. 수강생들은 민간조사원 이른바 탐정의 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인터뷰>김태준(민간조사원 교육생) : "어릴때부터 저희가 커오면서 셜록홈즈라든지 이런 소설도 많이 읽잖습니까 그러다 보면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범인 검거술과 사격 등 경찰 못지 않은 교육을 받지만 현재 국내 민간조사원들은 변호사 사무실이나 신용정보회사에서 단순 조사업무를 하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범죄 사건만 2백만 건이 넘습니다. 장기 미제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와 가족들은 공소시효 폐지와 함께 민간조사제 이른바 탐정제 도입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대구 개구리 소년 같은 경우도 공소시효가 지나버리면 경찰에선 이미 손을 놓고 이미 조사를 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선 억울한 진실이라도 알고 싶은 게 현실이란 말입니다."

하지만 치안서비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과 개인들의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하금석(대한 민간조사협회장) : "대구 개구리 소년 같은 경우도 공소시효가 지나버리면 경찰에선 이미 손을 놓고 이미 조사를 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선 억울한 진실이라도 알고 싶은 게 현실이란 말입니다."

달리는 트럭에 잃어버린 딸을 찾는다는 전단지가 붙었습니다. 송혜희양은 지난 1999년 하교길 버스에서 내린뒤 실종됐습니다. 잃은 버린 날부터 지금까지 송양의 아버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딸을 찾고 있습니다.

<녹취>"12년째 됐어요. (아빠세요? 세상에 닮았네요.) 닮았어요? 닮았으니까 찾으러 다니죠."

혹 사람들이 딸을 못 알아 볼까봐 여러종류의 전단지를 만들어 다니고 있습니다.

<녹취>"이게 얼굴이 이 얼굴 모를까봐 이걸로 해 보고. 이렇게 하면 알아볼까, 저렇게 하면 알아볼까해서.."

한 해 실종, 가출사건은 약 6만여 건. 이 가운데 10%는 송양 사건처럼 미제 사건으로 남습니다. 부족한 경찰력에다 사회적 무관심속에 부모들은 혼자 힘으로 자녀와 진실을 찾기 위해 안타깝게 뛰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송길용(실종 송혜이양 아버지) : "전단지 돌리면서 한없이 울었어요.지나가다 산 있으면 산에다 뿌려보고 아님 바다 있으면 바다에다가도 뿌려봤어요.살아있으면 산신령이 보신다면 찾아주실거고 바다의 용왕님이라도 그 전단지 보면 찾아 주시지 않겠냐는 가상적인 생각을 하면서 한 없이 뿌리고 다녔었어요."

개구리 소년과 하늘이..송혜이 양. 그리고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실종.가출 사건들. 오늘도 그 피해자 가족들은 이들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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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11.03.28 (07:38)   구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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