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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칼럼] 민간조사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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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일

2014-04-03

[지평선 / 4월 2일] 민간조사원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k.co.kr



코난 도일(1859~1930) 추리소설을 통해 영원한 명탐정으로 남은 셜록 홈즈는 매우 괴팍한 인물이다. 키는 180㎝ 정도인데, 깡마른 체구여서 훨씬 껑충해 보였다. 하지만 날렵한 매부리코와 돌출된 턱의 이미지에 걸맞게 단호하고 기민했으며, 체력도 마른 장작처럼 강인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법이 없고 불필요한 동작은 거의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지만, 실험에 몰두하면 밤을 세우기 일쑤일 정도로 집중력도 놀랍다.

■ 어중이떠중이와 어울리는 자리는 질색이다. 여성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언제나 깍듯하게 예의를 갖췄다. 도도한 천재지만, 유머와 여유가 넘치는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한 신사이기도 했다. 그에게 수사는 추리능력을 발휘하는 고급 도락일 뿐이다. 그런데도 멍청한 수사관들이 헤매는 동안 500여건의 수사를 맡아 4건을 빼고 모두 해결하는 걸출한 성과를 거뒀다. 예리한 관찰력과 방대한 지식, 의표를 찌르는 추리가 번뜩이는 그의 수사는 호화로운 지성의 축제와도 같다.

■ 하지만 현실 세계엔 홈즈처럼 멋진 사립탐정이 없다. 영화에도 가끔 사립탐정 주인공이 등장한다. 하지만 허름한 변두리 건물 한 귀퉁이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불륜 뒷조사나 하며 하릴없이 자장면 그릇만 쌓아 놓는 실패한 전직 형사 정도가 고작이다. 국내법은 사립탐정업을 아예 허용하고 있지 않다. 민간인으로서 사건을 의뢰 받아 조사할 수 있는 권리는 변호사만 갖고 있다. 따라서 신용정보보호법에 따라 채무자 소재를 파악하는 일 정도를 제외한 탐정 노릇은 음지의 불법행위가 된 것이다.

■ 정부가 최근 사립탐정인 '민간조사원(PIㆍPrivate Investigator)' 양성화를 추진키로 하자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변호사들은 권리 침해라며 반발이고, 불법영업 우려도 만만찮다. 하지만 각종 범죄상황에 공권력의 사각지대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에 탐정업을 양성화해 보완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 동안 몇 차례 입법이 추진됐던 만큼, 적절한 자격요건과 업무범위를 정하면 될 일이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같은 불법행위는 강력한 형벌과 배상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원문칼럼: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4/h201404012101442444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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